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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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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후 100주년에 만나는 시인 카프카"
    누군가 요제프 K를 중상모략한 것이 틀림없다. 그가 무슨 특별한 나쁜 짓을 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어느 날 아침 느닷없이 체포되었기 때문이다... (<소송> 중)

    카프카의 문장에선 음악이 느껴진다. 프란츠 카프카 사후 100주년을 맞아 시 116편과 드로잉 60개를 수록해 출간되는 카프카 시 전집. 한국카프카학회 회장을 역임한 이 책의 번역자 편영수 명예교수는 '카프카가 “의도적으로 산문과 시를 서로 연결시키고 서로 침투시켰다.”고 말한다'고 말하며 카프카가 놓인 서재, 그 미로로 독자를 안내한다.

    목표는 있으나,
    길은 없다.
    우리가 길이라고 부르는 것은,
    망설임이다.

    (2부 <지옥의 가면을 쓰고 있다> 중)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잠자리 속에서 한 마리 흉측한 해충으로 변해 있음을 발견' (<변신> 중)한 그레고르 잠자의 불안이 무엇인지 짐작하지 못할 현대인은 드물 것 같다. 1883년 태어나 1924년 사망한 카프카는 미리 살다간 현대인이다. 사무치는 불안을 표현한 혼란스러운 드로잉과 함께 시인 카프카처럼 '허위의 세계'로부터 '엄청난 여행'을 떠나 본다.
    - 시 MD 김효선 (202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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