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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로 잘 알려진 신경과 전문의 올리버 색스는 지난 8월 세상을 떠났다. 아쉬움이야 몇 번을 말해도 부족하겠지만, 그의 죽음은, 아니 그의 삶은 큰 감동을 남겼다. 오랫동안 이상한 사람으로 여겨지고, 여전히 불편한 사람으로 이해되고, 때로는 피해야 할 사람으로 구분되던 이들의 삶을 인간이란 지평 위에서 바라보고 생각할 기회를, 그들을 포함한 인류 모두에게 전해주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가 죽기 직전에 남긴 자서전이자 회고록으로, 수십 년 동안 숱한 환자를 만나며 그들의 삶을 듣고 기록한 것처럼 자신의 삶을 돌아본 이야기다. 이렇게 솔직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진솔한 이야기를 마주할 때면, 인간으로서 인간을 이해할 때 필요한 시선의 투명도를, 올리버 색스가 환자를 대하며 인간을 이해하려 노력한 깊이를 새삼 느끼게 된다. 지구에서 인간으로 살았음을 엄청난 특권이자 모험이라 말했던 올리버 색스, 이 책을 읽으니 왠지 나도 그 여정에 함께하는 기분이다. 꼭 함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