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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첫 산문집 <보통의 존재>, 2013년 첫 장편소설 <실내인간>, 그리고 2015년 <언제 들어도 좋은 말>. <보통의 존재> 이후 6년의 기다림 끝에 만나는 두 번째 산문집이라 더욱 반갑다. 이번 책은 인간의 내면과 일상을 세밀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는 전작과 많이 닮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 면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여느 에세이처럼 다양한 에피소드를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책 한 권을 관통하는 하나의 긴 이야기를 중심으로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들며 글을 전개해나간다.
'이석원'은 아담한 전통찻집에서 '김정희'라는 한 여자를 만나 새로운 관계를 시작한다. 둘만의 방식으로 만남을 이어가면서 여러 내면 갈등과 감정 상태를 경험한다. 작가는 허구와 현실의 모호한 경계에서 누구나 겪을 법한 보통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색깔을 덧입혀 독특하게 그려낸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 삶에 관한 깊은 공감의 이야기뿐 아니라, 작가로서의 밥벌이에 대해, 글쓰기에 대해 마음에 담아두었던 진심들을 곳곳에 토로하기도 한다. 밑줄 긋고 싶은 문장들로 가득한, 이석원다운 산문을 이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