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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목소리를 내며 살아가는 이들에겐 정치와 생활의 경계가 불분명하다. 이 책엔 여성 정치인 21명의 삶이 들어있다.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사회를 바꾸기 위해 노력한 이들이다. 굳센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번지수를 제대로 찾았다.
'삐삐'를 탄생시킨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풍자 소설로 집권당을 비판했고 독일의 미술가 케테 콜비츠는 나치에 대항하는 목소리를 모으는 일에 앞장섰으며 에멀린 팽크허스트는 여성의 투표권을 주장하며 달리는 말 앞에 몸을 내던졌다.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는 나무를 심는 환경 운동가에서 직업 정치인이 되었고 시몬 베유는 임신 중단을 합법화했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다른 목소리를 냈지만 비난과 조롱에 꺾이지 않고 끝까지 걸었다는 점에서만큼은 모두 같다. 저자는 애초 집필의 목적과 상관없이 이들의 이야기를 모으며 큰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한 명의 독자로서 나 역시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이 용기가 번져나가 또 다른 여성 정치인들을 탄생시키길 바란다. 몫 없는 이들이 자신의 몫을 모두 되찾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