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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해될 위기에 처한 엉성한 독서모임이 망가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건넨 말. "그만두지 않고 엉성하게 같이했으면 좋겠어요."(<마피아는 고개를 들어 서로를 확인해주세요>, 175쪽) 처음 소설을 읽었을 때 나는 이 문장을 잘못 읽었다. '같이 했으면'이라고 '하다'에 중점을 두고 읽었는데, 다시 보니 '같이'했으면이었던 것이다. 이렇듯 '하다'라는 구체적인 동작보다 '같이'라는 상태에 더 집중하는 소설이 도착했다. 임솔아의 두번째 소설집이 하는 이야기를 이 오독과 함께 말하고 싶다.
소설 <최선의 삶>과 시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을 건너는 사이, 임솔아 작가는 적극적으로 문단 내 성폭력을 고발한 이들의 곁에 섰고, <눈과 사람과 눈사람>이라는 첫 소설집을 통해 싸움 이후를 견디는 이들에게 "이곳에 녹아들지 않아도 돼." 하고 다정한 말을 건넸다. 2016년의 고발 이후에도 삶과 문학과 문학을 사랑하는 마음은 지속된다. 평생 처음 자신의 책상을 가진 <초파리 돌보기> 속 원영에게 "이원영은 다 나았고, 오래오래 행복하다."(69쪽)는 문장을 선사하는 일처럼, <중요한 요소> 속, 촬영을 앞둔 이들이 "잠깐만 그럴듯하게 보이면 돼요."(81쪽)라고 서로 다독이는 것처럼, 그렇게 서로에게 작은 당분을 허락하며 계속 해나갈 순 없을까. 임솔아의 소설은 '작고 오랜 시도'를 계속하며 묻는다. 단호함과 온기가 동시에 가능할 수도 있다. 임솔아의 소설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