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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시인선 시리즈 101번. 100번째 시집 <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를 통해 앞으로 나아갈 길을 미리 보여주었던 시리즈가 문태준의 시를 독자의 앞에 차려 놓았다. 문태준의 시가 바라보는 풍경들. 첫 시 <일륜월륜日輪月輪>은 전혁림의 그림을 보며 '아름다운 바퀴가 굴러가는 것'을 보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바퀴를 보며 '내 고운 님의 맑은 눈'으로, '님의 가늘은 손가락의 꽃반지'로 뻗어 나가는 생각들. 이곳은 '꽃, 돌, 물, 산'으로 이루어진 바퀴가 흘러가는 세상. 이미 존재하는 모든 것의 순환을 그러려니 바라보는 데에서, 더할 나위 없음을 우리는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우리가 늘상 마주하게 되는 어떤 상태들을 시는 섬세한 눈으로 바라본다. 사모하는 것의 사모할 수밖에 없는 지점을 묘사하는 섬세한 목소리가 다정하다. "당신이 왼 시의 노래를 너른 치마에 주섬주섬 주워 담으시는" 외할머니. (<외할머니의 시 외는 소리> 中) "따라 붙는 동생을 저만치 떼어놓을 때 / 우는 내 동생의 맑은 눈물"이 피어난 꽃. (<별꽃에게 2>) "오늘 감꽃 필 때 만났으니 감꽃 질 때 다시 만나요"(<그사이에> 中)라고 말한 뒤 너와 나 사이에 주어질 기다림의 여백. 호수의 물결이 실바람에 흩어지듯, 잔잔한 말들이 바람이 되어 마음을 간질인다. 이렇게 시가 된 다정함이 이른 봄 인사를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