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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 사는 고슴도치는 외롭다. 고슴도치는 언젠가부터 혼자 집안에서 지냈다. 그러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했다, 기보다는 하게 되었다). 다른 동물들이 그를 찾아오지 않는 건 아마 가시 때문일 것이다. 고슴도치는 가시에 찔리면 아프고 피가 나기 때문에 다른 동물들이 자신을 두려워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참고 지내려고 하지만, 사실 고슴도치는 외롭지 않고 싶다. 그래서 고슴도치는 편지를 쓰기로 했다. 숲에 사는 동물들에게 우리집에 와서 파티를 하자는 내용의 편지다. 편지는 잘 써지지 않는다. 고슴도치는 걱정이 많기 때문이다. 아무도 오지 않으면 어떡하지? 그래서 고슴도치는 '하지만 아무도 안 와도 괜찮아'라고 편지에 쓰고 말았다. 그리고 그 부분이 마음에 거슬려 편지는 보내지 못한다. 이것이 <고슴도치의 소원>의 시작이다.
그럼 어떻게 될까. 고슴도치는 매일 상상한다. 고슴도치의 상상 속에서 어떤 날에는 두꺼비가, 다른 날에는 코뿔소가, 말벌이, 해파리가, 미어캣이, 두더지와 지렁이가, 괴물이 고슴도치의 집에 찾아온다. 또 어떤 날에는 파티의 여러 모습이 떠오른다. 케이크를 너무 많이 만들어 놓은 날, 주인 전용 방에서 나갈 수 없게 된 날... 고슴도치는 매일 생각 속에서 동물들을 만나거나 편지를 쓴다. 그래서 상상 속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사실은 고슴도치 자신의 다른 모습들이다. 두려워하는 달팽이, 망설이는 거북이, 조증 증세가 엿보이는 왕풍뎅이,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나이팅게일... 말하자면 이 책은 일종의 일기장이다. 실제로 무엇을 했다는 기록 대신에 자신이 무엇을 원했고 오늘도 그것을 이루지 못했다는 사실을 상상 속에서 재해석한 마음의 일기다. 때로 행복한 순간들도 있지만 고슴도치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지나치게 잘 의식하고 있다. 반짝이는 순간에 좀처럼 다가갈 수가 없다. 왜냐면 나는 가시가 있으니까.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문제다. 나는 고슴도치이고 가시를 가져 버렸으니까.
이 대체로 쓸쓸한 이야기에는 의외로 유머러스한 부분과 잠시 다녀간 새의 지저귐처럼 아름다운 순간들이 있다. 고슴도치가 마지막으로 만나는 동물이 어쩌면 유일한 구원의 형태인지도 모른다. 그 동물은 어떻게 했을까? 구원은 어떤 형태일까? 이게 궁금하다면 아마 당신도 고슴도치의 친구일 것이다. 서로 편지를 쓰지 않고 마음의 집 밖을 좀처럼 나서지 않는 혼자인 자들의 연대. 그래서 고슴도치는 자신의 경험을 남긴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도록 만드는 일이 어떻게 생겨날 수 있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