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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이상 작품세계를 일궈온 작가들을 대상으로 심사하는 김승옥문학상과 맞는 네번째 가을이다. 편혜영의 <포도밭 묘지>가 대상을 수상했고, 김연수, 김애란, 정한아, 구병모, 문지혁, 백수린의 소설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우리가 즐겨 읽는 그 작가들은 이제 한 모퉁이를 돌아 다른 경로를 향하고 있다. 이야기를 끝까지 밀어붙이던 초기의 편혜영을 지나, 지금 편혜영은 구조가 탄탄한, 건물처럼 잘 지어진 이야기를 선보이고 있다. 보잘것 없는 집안에서 태어나 여상을 졸업한 네 친구는(인물) 은행과 백화점 같은 직장에서 하급 점원으로 근무하며 "성실하지만 가난한 사람은 최악의 노동자가 되기 십상"(27쪽)이라는 것을 깨닫는 나날을 보낸다. 은행 업무와 대학 공부를 병행하며 열렬히 삶을 향해 돌진하던 친구 한오에게 '사건'이 생긴 후, 친구들은 '시커멓게 죽은 가지가 비석처럼 꽂힌'(배경) 포도밭을 지난다. 이들의 삶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삶의 어떤 부분도 선택할 수 없었지만, 여전히 그들은 삶을 선택할 수 있다.
소설을 왜 읽는가를 생각하며 이 작품집을 읽었다. 드라마 <안나>의 원작 <친밀한 이방인>을 쓴 정한아의 인물은 <일시적인 일탈>이라는 작품에서 소설을 '아무 쓸모 없는 일, 허무맹랑한 일, 떳떳하지 못한 일'(153쪽)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의 문지혁의 인물은 '몸을 던지는 장면을 보여주되 실제로는 몸을 던지지 않는'(195쪽) 것을 소설이라고 말한다. 백수린의 소설 속 인물처럼 '마음을 들여다보는 건 너무 무서운 일이지, 너무 무서워.'(<아주 환한 날들>, 234쪽) 중얼거리면서도 이 허무맹랑함에 우리는 기꺼이 몸을 던진다. 잃어버릴 것을 알면서도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은 소설을 읽는다. 백수린의 "앵무새 산책시키는 할망구"(229쪽) 같은 인물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소설 읽는 사람들만의 은밀한 기쁨. 소설 읽기는(특히 무르익은 작가들의 원숙한 작품을 읽는 것은) 역시 너무 멋진 취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