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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문학상 수상자 마르케스의 유고 소설"
    아나 막달레나 바흐는 매년 8월 16일이 되면 어머니의 무덤을 찾아 글라디올러스 한 다발을 놓기 위해 카리브해의 섬을 방문한다. 소금기로 부식된 낡은 택시를 타고 항만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한 공동묘지를 찾아 야외 시장에서 산 꽃다발을 어머니의 무덤에 올려놓고 나면, 그 순간부터 다음 날 여객선이 출발하는 아침 9시까지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 그해 여름도 예년과 마찬가지였다. 호텔 방에서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읽다 식사를 하기 위해 방문한 호텔 바에서 한 남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라벤더 향을 풍기는 남자와 함께 보낸 밤이 지나고 돌아오는 여객선에서, 아나는 어렴풋이 느꼈다. 결코 예전과 똑같은 여자로 돌아갈 수는 없으리라.

    노벨문학상 수상자, <백년의 고독>의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유고 소설이 그의 사후 10주기인 2024년 3월 6일, 마르케스의 생일에 전 세계 동시 출간되었다. 매년 8월 반복되는 여행으로 자신의 욕망, 그리고 그로 인한 두려움을 마주하는 주인공을 통해 마르케스는 사회와 가족, 규범과 구속에서 벗어나 있는 힘을 다해 계속해서 그녀 자신이 되려고 하는 여성을 그렸다. 책에는 작가의 유고를 출판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짐작게 하는 ‘프롤로그’, ‘편집자의 말’, 옮긴이 송병선 교수의 ‘작품 해설’ 함께 마르케스의 자필 교정 흔적을 볼 수 있는 영인본 네 페이지도 함께 실려있다. 작가 사후 10년 만에 찾아온, 마르케스가 남긴 뜻하지 않은 선물 같은 소설.
    - 소설 MD 박동명 (2024.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