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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소개는 인용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겠다. “책 좋아하여 잔뜩 쌓아놓기는 해도 좀처럼 읽지는 않는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은 조롱 받아야 할까? 아니다. 그런 사람도 책 표지만은 읽지 않겠는가. 표지에 실린 제목과 저자, 출판사 정보만 접하더라도, 표지 디자인과 장정(裝幀)을 감상만 하더라도 그 사람은 충분히 독서인이다. 독서 가운데 뜻밖에 보람과 유익이 큰 독서는 바로 ‘표지 독서’다.”
도대체 누가 이렇듯 책 좋아하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는 글을 썼나 싶어 살펴보니, 서평가이자 출판평론가로 정평이 난 표정훈이다. 게다가 이 책에는 이렇게 그대로 옮겨적어 주변의 '츤도쿠'들과 나눠 읽으며 웃음과 눈물을 함께하고픈 글귀가 가득하다. 여기까지만 해도 이 책을 읽어볼 이유는 충분할 텐데, 이번 책의 매력은 지금부터다. 책을 읽는 사람이 등장하는 숱한 그림들을 떠올려보자. 그 그림 속에 등장한 책은 무슨 책이었을까? 바로 이 책에 그 답이 담겨 있다.
물론 그림을 그린 작가가 아니니 정답은 알 수 없겠으나, 그 작가가 활약하던 시대의 역사, 그림에 담긴 주제, 인물의 직업이나 상황 등등 작은 단서들을 바탕으로 그 책이 무엇인지 혹은 그 책에 담긴 내용은 무엇일지, 그도 어렵다면 왜 그 책을 집어들었을지까지, 그림에서 시작된 각종 궁금증을 그간 읽어온 책을 바탕으로 풀어내는데, 그의 상상과 추리를 따라가다 보면 이 작가가 그간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왔을지가 그려지기 시작한다. 이렇듯 책에서 새로운 그림이 이어지니 책과 그림을 오가는 이야기는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