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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때 맛있는 음식을 먹을까? 왜 선물을 주고받을까? 산타가 나에게 선물을 줄까?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어린이들에겐 비밀이지만) 산타가 밤사이 나에게 선물을 주고 간 적은 꼭 한 번인데 정체가 누구인지는 너무나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작은 걸 갖고 싶다고 말했던 것 같다. 늘어진 양말을 머리맡에 두고 잠든 척을 하면 선물이 담겨있길 몹시도 고대했다.
크리스마스에 프라이드치킨도 아닌 눈꽃펑펑 치킨을 먹고 싶어 하는 동생을 위해 큰마음 먹고 쿠폰을 쓰려고 했지만 야멸차게도 평일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다운이는 혼자 섭섭함을 참아 내고 동생을 위로 한다. 시각장애인은 더 자주 넘어진다며 백만 번 넘어져도 상관없으니 썰매장에 가고 싶었던 마운이가 결국 썰매장에 못 갔을 때에도 오히려 자기 때문에 엄마가 울까봐 설움을 삼켰다.
상처 없이 성장할 수 있을까? 그것은 욕심이고 불가능한 일이다. 어린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슬픔을 자기가 대신 삼키며 앞으로 걸어간다. <오늘부터 배프! 베프!>에서 따뜻한 시선으로 동화 다운 동화가 무엇인지 알려준 지안 작가의 이 동화집에서 마주하는 어린이들은 몹시도 크다. 유난히도 추운 올해 겨울, 모든 어린이들이 따뜻하게 계절을 보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