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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한 해가 가고 어김없이 새해가 왔다. 우리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기러기> 부분) 시간은 자연처럼 정확하게 흐른다. 2024년 첫 주를 메리 올리버의 시와 사색하며 보내는 것은 어떨까. <완벽한 날들>을 시작으로 메리 올리버를 꾸준히 알려온 '전작주의' 출판사 마음산책이 시인이 일흔 중반에 접어들며 쓴 시를 민승남의 번역으로 소개한다.
자연은 많은 수수께끼를 품고 있고
그중엔 가혹한 것들도 있지.
(<연못에서> 부분)
이 시집의 제목은 메리 올리버가 어느 여름 아침 산책에서 만난 아기 기러기들이 내는 새소리에서 시작되었다. 어린 새들이 옹기종기 모여 내던 정겨운 소리가 지나가고 예상치 못한 가혹함이 삶에 들이닥쳐도 침범할 수 없는 숭고함이 우리 안에 있다. 여름 산책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일련의 시가 다가올 계절의 활기를 기대하게 한다. 아직 숭고함을 믿는, '마음의 상처를 안고 / 시의 위안을 찾아'(<수수께끼, 그래>) 시를 향해 고개 숙이는 이들의 아침 산책에 이 시집이 함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