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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삼국지는 저마다의 이유로 각별하다. 누군가는 도원결의와 적벽대전 같은 명장면으로, 다른 누군가는 공명과 사마의의 지략 대결로 혹은 여포, 조자룡 같은 장수들로, 또 누군가는 밤을 지새우게 했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삼국지를 기억할 것이다. 심지어는 나처럼 '열 권'으로 기억하는 독자들도 분명 있을 터다. 이문열, 황석영이 그랬고 고우영, 이현세의 만화도 그랬더랬다. 그렇다. '오늘의 삼국지'라 부를 만한 설민석의 삼국지가 이렇게 두 권으로 완간되었다는 사실에 반가우면서도 아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삼국지의 진정한 묘미는 읽을수록 새롭다는 데 있다.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도 전해진다. 그러나 삼국지를 여러 번 읽기란 사실 쉽지 않다. 그런 삼국지를 다시 읽게 하는 것. 설민석표 삼국지의 효용은 바로 거기에 있다. 설민석은 그 친절한 특유의 화법으로 나관중의 원전과 실제 역사를 버무리며 이해의 폭을 넓힌다. 단 두 권 뿐이라 아쉽다 했지만, 총 천 페이지에 육박하니 만만히 볼 분량은 아니다. 삼국지의 재미에 설민석의 재미가 더해져 읽는 동안은 결코 느낄 수 없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