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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단순한 것, 이렇게 쉬운 것을 복잡하게라도 설명할 수 없어서 피투성이가 되도록 아파했던 젊은 날이라니."(134쪽) 공지영이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40년 만에 첫사랑을 재회하는 이야기를 통해서다. 독문학과 교수인 미호는 심포지엄 참석을 위해 마이애미로 간다. 지금 뉴욕에 살고 있다는 자신의 첫사랑 '요셉'과도 만날 계획을 세웠다. 열일곱 여고생 미호와 신학생 요셉의 이야기는 광주민주화운동 발발 이후 미호의 아버지가 고문을 당하는 등 고초를 겪으며 많은 첫사랑 이야기가 그렇듯 끝이 선명하지 않게 멈추게 된다. 서로의 기억이 엇갈리고, 질문은 자꾸 맴돈다.
평생 가슴속에 간직해왔을 질문에 대한 답을 40년이 지나 비로소 구하는 이들. 소설은 릴케의 사랑, 나희덕의 식물적인 희구, 광야를 떠도는 유대인의 망각의 시간 등의 관념을 오가며 사랑 그 자체를, 사랑하는 이를 끝내 용서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의 과정을 깊이 사색한다. "내가 여기서 내 마음을 다해 보내는 위로와 사랑은 하찮은 것이 아니라는 우주의 한 비밀을" 이라고 말하며 작가 공지영이 사랑을 담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