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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의 내용과 의미를 구구절절 다시 옮길 필요는 없겠다. 실록은 그만큼 널리 알려졌고 숱하게 다시 불려나와 갖가지 방식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덕분에 이 책을 처음 본 이들은 실톡이 실록을 잘못 옮긴 게 아닌지 오해할 법도 하다.(마침 글자 생김새도 비슷하다. 이어지는 글에서도 실록과 실톡을 잘 구분하여 읽어주시기 바란다.) 확인하자면 ‘실톡’이 맞다. 실록은 당시 왕을 중심으로 오간 대화를 바탕으로 조선의 매일을 밀착 취재하여 옮긴 기록이다. 이를 오늘날 대화의 방식인 톡, 즉 메신저 대화창으로 옮긴 결과가 바로 실톡이다.
실록이 기록된 때와 오늘날 사이에는 수백 년의 시간이 버티고 있어, 글자를 읽어도 맥락과 상황을 알기는 쉽지 않다. 실톡은 단순히 대화의 지면만 옮긴 게 아니라 이 시간의 간격을 뛰어넘는 적절한 상황 대입을 바탕으로 전혀 다른 실록 읽기에 도전한다. 신하가 왕을 대화창에 초대하고, 상소를 읽었다고 표시가 되는데 왜 아무런 답이 없느냐며 재촉하는 상황을 생각해보라. 태조, 정조 등 묘호에 가려 보이지 않던 표정이 생생하게 살아나고, 활자에 가려 보이지 않던 분위기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전혀 다른 실록 읽기가 비로소 시작된다. 이제 이 대화창에 당신을 초대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