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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훌>, <우투리 하나린>의 작가 문경민이 어린이 동화로 돌아왔다. 살얼음판 같은 환경에서 어떻게 해서든 꿋꿋이 버티고자 노력하는 열세 살의 이야기로. 보리의 아빠는 희망퇴직 대상자이다. 부당한 해고에 맞서 싸우고 있다. 그 싸움은 집안의 평화를 앗아갔다. 간간이 무너지는 엄마를 보며 보리의 마음 한구석도 무너져내렸다. 그 틈을 파고든 건 가장 친한 친구 루리의 관심이 아니라 보리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엇나간 세희였다.
마음이 당구공 마냥 자꾸 엇나가는 열세 살의 마음을 섬세하게 묘사한 이 이야기는 가장 비슷한 형태로 대부분의 가정을 설명하고 있다. 독자는 보리가 됐다가 루리가 됐다가 세희가 된다. 설득력 있는 캐릭터들은 마치 내 친구인 양 곁에서 숨쉰다. 책을 덮으면 익숙한 곳을 떠나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는 지금처럼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든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뛰어들고 싶"어 가슴이 쿵쾅거린다. "흔들리는 건 이미 해 봤으므로, 단단한 지렛대"로 힘든 일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