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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몸과 달라서 상처가 생겼는지조차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다. 그래서, 수시로 마음에게 물어야 한다. ‘너 정말 괜찮니, 괜찮은 거 맞니.’하고. 괜찮겠거니 생각하고 내버려 두거나 별거 아니겠지 하고 넘어가면 시간이 흐른 만큼 엉망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이전의 마음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몇 배에 달하는 시간과 애씀이 동반되어야 한다.
쩡찌 작가는 누구보다도 자신의 마음을 잘 살펴 그림으로 표현하는 섬세한 작가다. <땅콩일기>를 통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온 작가의 두 번째 그림 에세이가 출간됐다. 작고 귀여운 땅콩이의 목소리와 시선으로 우울과 슬픔과 불안과 아픔이 반복되는 일상의 장면들이 이어진다. 각 장면 앞에서 챙기지 못한 지난 마음을 떠올려 가만히 들여다본다. ‘작가도 아팠구나, 나도 아팠구나’ 문득 든 생각에 잠시 머물렀다가 작가의 다정에 위로받는다. 마음이 작을 수도, 약할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작고 약한 마음으로 살아가도 된다는 것, 그런 마음으로도 어둠 속을 지나갈 수 있다는 것. 작가의 그 말에 안심하며 앞으로 나아가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