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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2, 1820, 1914, 1945. 네 숫자에서 공통점을 찾아보자. 힌트 하나, 네 숫자는 모두 서기 연도를 나타낸다. 힌트 둘, 이 숫자를 고른 이는 역사학자다. 이쯤 되면 대략 어떤 숫자에서 특정한 사건이나 인물을 떠올릴 법도 한데, 1492년과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1945년과 2차 세계대전 종전을 연결했다면, 정답에 절반은 다가선 셈이다. 다른 두 숫자에 집착할 필요는 없겠다. 나머지 절반의 정답은 넷을 한데 묶는 시선에 있으니 말이다.
<대항해시대>로 알려진 역사학자 주경철 교수는 인류의 역사를 뒤바꾼 네 개의 변곡점을 꼽고, 인류가 그때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했는지에 따라 오늘날 세계가 형성되었다고 말한다. 유럽이 주도한 근대 세계의 형성을 이끈 정신의 기원, 대분기라 불리는 동양과 서양의 전환, 문명과 자연의 균형이 인류에게 넘어온 복잡한 과정, 폭력과 평화의 기로에 선 현대 문명은 오늘날 인류가 마주한 역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를 고민하며 떠오른 문제의식이기도 하다. 어쩌면 지금 마주한 오늘이 다섯 번째 변곡점일 수도 있을 터, 오늘의 역사를 만든 인류의 도전 속에서 여전히 남은 과제와 새롭게 마주해야 할 질문을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