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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녕의 여덟 번째 소설집. 떠나고 또 돌아오는 사람들, 이를테면 그의 소설집 <제비를 기르다> 같은 세계의 사람들을 윤대녕은 그려왔다. 2014년 4월 16일의 일 이후 '작가인 나의 죽음'을 경험했다고 스스로 말하고, 윤대녕은 이곳을 떨치고 북미로 갔다. '눈빛도, 얼굴도, 마음도. 내가 원하지 않거나 짐작하지 못한 방향으로 좀이 슬듯 뭔가 조금씩 계속 비틀리며 변하고 있음'을 자각하며 이어진 글쓰기. 그가 스스로를 작가로 인정하기까지의 분투가 5년 만에 한 권의 소설집으로 탄생했다.
어떤 이들은 떠나간 후 돌아오지 못한다. 래프팅 사고로 죽은 딸. 여객선 침몰로 죽음을 당한 사촌동생의 일로 상담을 청하는 학생. 백화점 붕괴 사고로 가족을 잃고 나라를 떠나야 했던 어린 아내. (<서울-북미> 간) 유년을 함께 보낸 '삼촌'의 죽음 후, 그의 여정을 되짚는 캐나다에서의 시간. (<나이아가라>), 끝내 한곳에 머물지 못한 연인 경옥과 함께, 혹은 홀로 이어나가는 부산, 통영, 여수, 속초로의 여정. 돌아와야 하는 이들은 애도를 담아 터벅터벅 발자국을 옮길 뿐이다. 소설가도 개인적인 상실을 경험했다. 그가 남긴 작가의 말대로, 어머니의 소천 이후 '이 그리움을 가슴에 숯불처럼 끌어안고 또한 남은 생을 아득히 살아나가야만 할', '남은 사람'인 작가의 여정도 소설로써 계속 될 것이다. 열 권까지는 소설집을 내겠다는 작가의 다짐처럼 반가운, 윤대녕다운 소설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