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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출발한 여객기가 갑작스런 난기류를 맞닥뜨린 후 무사히 뉴욕에 도착한다. 그리고 세 달 뒤, 동일한 여객기가 동일한 지점에서 난기류를 만나고, 동일한 곳을 향한다. 동일한 승무원과 승객들을 실은 채로. 이 기묘한 사건을 인지한 미국 정부는 여객기를 공군 기지로 비상 착륙시키고, 극비리에 과학자들을 소집해 9.11 사태 이후 처음으로 ‘프로토콜 42’를 발효한다.
성실한 직업인의 탈을 쓴 청부살인업자부터 성공한 삶이라는 덫에 빠진 변호사까지, 다양한 나이대와 다양한 사연을 지닌 승객들은 세 달이라는 시간차를 두고 자기자신을 대면한다. 그리고 도저히 못 본 척 할 수 없는 생의 진실을 마주하고 만다. 레몽 크노, 조르주 페렉 등의 작가들과 마르셀 뒤샹을 비롯한 예술가들이 함께한 실험적인 문학 창작 집단 ‘울리포(잠재문학작업실)’의 회원 작가, 에르베 르 텔리에가 울리포에 바치는 오마주. 번뜩이는 울리포적 장치와 생생한 서사가 만나 역대 공쿠르상 수상작 중 최다 판매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인상적인 독서 경험을 선사하는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