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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홍은전은 노들장애인야학에서 13년간 활동했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노란 들판의 꿈>을 썼다. 두 번째로 펴낸 <그냥, 사람>은 오랜 기간 동안 몸담았던 야학을 그만둔 이후의 기록을 모은 것이다. 여기에 수록된 "이 세상의 거대한 비참과 불의에 저항하는 기적 같은 존재들"에 관한 글은 홍은전의 살뜰한 마음과 사려 깊은 문장들로 이뤄진 애틋한 산문들이다.
홍은전의 시선이 가닿은 작고 연약한 존재는 사람과 동물이다. 안산 단원고등학교에서, 세월호참사 1주기 광화문광장에서, 강제철거 지역에서, 청도대남병원 폐쇄병동에서, 도살장 앞에서, 차별받고 고통받는 존재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뜨겁게 전한다.
모욕, 무시, 가난, 차별의 현실을 마주하는 순간순간마다 깊은 슬픔과 아픔이 동반된다. 홍은전은 사회의 부조리함과 힘없는 존재들의 고통을 알아야 하고, 배워야 한다고, 침묵하지 말고 저항하고 싸워야 한다고 설파한다. 울음을 가까스로 삼키며 이 책을 끝까지 읽어내야만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