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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여자들이 글 못 쓰게 만드는 방법
2021년 사회과학 분야 258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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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초엽 추천, 누가 문학의 보편이 되는가"
    어떤 음악도 영화도 책도 그것이 달린 줄기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예술가가 영향을 받은, 또 준 다른 예술가들이 있고 그들은 어떤 토양을 형성한다. 그 토양이 커지면 주류라고 불린다. 그리고 마치 외계에서 온 것 같은 취급을 당하는 예술가들이 있다. 토양 없는 여성 작가들. 이들은 계보 없이 갑작스레 등장한 것처럼 보인다. 왜? 어째서 이들은 돌연변이가 되었는가.

    돌연변이는 스스로 나타나지 않는다. 만들어진다. 계보를 삭제당하면서. SF 작가이자 이 책의 저자인 러스는 "세상에는 어느 누가 알고 있는 것보다도 여자들이 쓴 좋은 문학이 훨씬 더 많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다만 그들은 삭제 당했다. 이 책은 세상이 어떤 식으로 여성 작가들을 지워버리고 여자들이 글을 쓰지 못하게 만들었는지 분석한다. 여성의 가치는 글쓰기가 아닌 집안일에 있다고 주입하거나, 여성의 글은 가벼워 읽을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거나, 여성 작가가 쓴 글이 사실은 남자가 대신 써줬다거나 심지어 글이 스스로 써진 것이라고 말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여성 작가들은 뭉텅뭉텅 잘려 나갔다. 러스는 '관습'과 '문화'라는 말을 뒤집어쓴 체계적이고 철저한 여성 억압의 방식들을 짚어낸다.

    그는 이와 동시에 방대한 자료조사를 통해 폄하되고 더럽혀지고 지워진 작품과 작가 들을 하나하나 복원해나간다. 늘 그 자리에 있었던 낯선 작가와 작품 들 위의 흙먼지를 털어내자 미세한 관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는 "다루기 힘든 괴물과 씨름"한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쉽지 않은 일이었다. 수많은 주석이 그 어려움을 짐작하게 한다. 그러나 그가 애써준 덕분에 우리는 귀한 기록을 얻게 되었다. 꼭 필요한 작업을 어떤 이가 더할 나위 없이 잘 해냈을 때, 나머지 사람들은 그에게 빚을 진다.
    - 사회과학 MD 김경영 (2021.03.26)
    출판사 제공 카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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