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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갈나무와 자작나무는 꽤 익숙한 이름이지만, 막상 이 나무들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떠올리기 쉽지 않다. 떡갈나무는 ‘떡을 찔 때 잎을 깔 수 있는 나무’라 떡갈나무라 불리고, 자작나무는 불쏘시개로 쓰여 불에 탈 때 ‘자작자작’ 소리가 나서 자작나무라 불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면, 물론 당장 이 나무들의 모습을 알 수는 없겠지만 어떤 모습이든 나무와 나뭇잎의 생김새를 상상하게 되지 않을까. 이름에는 무언가를 담기 마련인데, 그 무언가를 알게 되면 친근함이 생기고 궁금함은 늘어날 테니 말이다.
60년 동안 나무를 연구해온 박상진 교수는 “사람과 사람이 처음 만나면 이름부터 주고받”듯이 “나무와 친근해지는 첫걸음도 이름을 아는 것”이라 말한다. 나무가 좋아 가까이하려 마음 먹은 이들이 가장 애를 쓰는 부분도 나무 이름 익히기이니, 이름에는 정말 서로 가까워지는 계기가 깃들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500여 종에 이르는 나무 이름의 유래와 이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책에서 나에게 가장 오래 기억될 나무 이름은 '다정큼나무'일 듯하다. 생김새는 전혀 모르지만 이름만 들어도 "정겹고 다정스런 모습이" 떠오르니, 언제라도 만나게 된다면 이름을 크게 부르며 꽉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다. 이렇게 하나의 관계가 시작되고, 하나의 사랑이 이어지니, 이 책을 늘 곁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하나씩 관계와 사랑을 늘려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