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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한국사회는 노인문제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둔 오늘 한국사회를 생각하면, 심각하다고 할 만큼 특별하지도 않은 문제 확인이다. 오히려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노인문제’다. 그들의 존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으나, 그들은 그때부터 사회문제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제 곧 그들이 다수가 된다. 게다가 모두가 그들이 될 예정이다. 도드라진 문제가 아니라 함께 살아갈 기본 조건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시점이다.
자연현상으로서의 노화는 모두가 체감할 텐데, 왜 사회적으로 노화에 대한 인식은 바뀌지 않고, 노년 문화의 형성은 먼 이야기로 남은 걸까. 정희진은 한국사회에서 노인이 흑인, 여성처럼 다른 종으로 간주된다고 지적한다. 노인은 타자이기에 모두가 노인이 되는 걸 두려워하고, 몸은 노년을 맞아도 사회적 지위를 확보한 이들은 스스로를 노인으로 정체화하지 않으니, 노인은 이야기되지 않는 존재로 남게 된다. 이 책은 일자리가 아닌 일거리 속에서, 상하가 아니라 동등한 관계 맺기 속에서, 지식이 아니라 지혜를 탐구하는 공부 속에서 한국사회가 마주할 노년과 말년의 양식을 제시한다. 비로소 한국사회도 나이들 준비를 시작하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