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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져가는 지구의 문제를 뿌리뽑는 것은 가능할까. 불가능하다면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오직 좌절뿐인가. 해러웨이는 완전한 희망과 절망, 그 사이의 선택지를 집어낸다.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그대로 대면하고 즉각적인 응답을 하는 것. 트러블과 함께 살아가기.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해러웨이는 "자식이 아니라 친척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여기서 친척은 기존의 혈통 개념과는 다르다. 그는 인간 종을 넘어, 위기의 생물종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으로서의 관계를 친척으로 명명한다. 깔끔하고 아름답기만 한 관계는 아니다. 만사형통의 해결책이 아닌 트러블과 함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트러블을 낀, 종을 넘는 공-산. 자본세와 쑬루세 앞의 급진적 처방이다. 사고를 전복하여 세계의 지속성을 이어가기, 해러웨이의 강력한 선언이 한국에도 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