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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와 작업실 등 집안 곳곳에 수십 종의 식물을 반려 중인 소설가 김금희. 그의 두 번째 산문집은 식물에 관한 이야기다. 그렇다고 이 책이 가드닝 안내서는 아니다. 식물을 돌보는 일, 식물을 돌보면서 마음을 들여다본 일에 관한 단정하면서 사려 깊고, 또 세심한 일기다.
산세비에리아, 동백, 괭이밥, 다정큼나무, 미스김라일락, 올리브.. 작가는 각양각색 식물의 생장을 지켜보면서 유년 시절의 상처와 마주하기도 하고, 지나간 시절에 감정적 서사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기도 하고, 상처에 계속 갇히지 않으려고 애쓰기도 한다. 그리고, 식물을 기르고 실패하는 과정을 거듭하면서 각자에게는 각자의 힘이 있다는 사실과, 삶을 낙관하고 치유하는 방법을 배운다.
식물과 동고동락하는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소설가이자 '김금희'로서의 마음과 생각이 어디쯤 머물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가 식물 '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돌봐온 이야기를 읽는 동안, 지금 내 마음은 괜찮은 건가, 어디까지 가 있는 건가 살피게 되고, 밑줄 그은 많은 문장들에 기대어 위로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