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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우석훈이 아빠가 되었다. 그렇다. 축하할 일이지만 놀랄 일은 아니다. 정작 놀란 건 그였다. 늦깎이 아빠를 자처하는 그는 결혼한 지 9년 만에 첫 아이를 낳았고, 이제는 다섯 살, 세 살이 된 두 아이의 아빠다. 아이들 이름 짓기부터 시작해 유모차를 고르고 어느 유치원에 보낼지 고민하다, 어느새 아이들의 내일뿐 아니라 임신, 출산, 육아, 교육을 둘러싼 사회보장제도와 한국사회의 미래까지 고민하게 되었으니, 줄곧 공부해온 경제학의 쓰임에 새삼 놀라고 다시금 배우지 않았을까 싶다.
육아는 계산의 영역에서 벗어나면서도 계산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오묘한 세계다. 다 주어도 아깝지 않다는 말이 그대로 적용되는 관계이지만, 짧게 만나고 헤어지는 게 아니라 길고 깊게 만나야 하기에 정서와 교육, 재정 상태를 함께 고려해야만 한다. 우석훈은 경제학의 시선으로 보면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는 것'이 한국에서 아이 키우는 일이라 평하며, "지나치게 힘쓰지 않고, 과하게 돈쓰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집착하지 않는 게 내가 생각하는 육아의 방법"이라 말하지만, 그 역시 끊임없이 흔들리고 실수하고 돌아가기 일쑤다. 다행히 겪고 나면 해답이, 희망이 보이는 것도 같다. 그렇다면 한 걸음 나아가 출산과 육아가 겪고 싶은 일이 될 수도 있을까. 대한민국 아빠들은 언제까지 엄마들의 희생으로 아이를 키울 것이냐는 우석훈의 물음에 답할 수 있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