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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언 고닉의 산문들엔 쨍하게 선명한 그 자신이 존재한다. 스스로를 긴 말로 소개하지 않아도 고닉의 문장엔 늘 그의 강렬한 자아가 들러붙어 있다. 인간적으로 친하게 지내고 싶진 않지만 글로는 영원히 만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나는 그것이 타고나는 것이거나 평균보다 과잉된 자아의 산물일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이 책을 읽고서야 그것이 고닉이 만들어낸 자전적 글쓰기용 페르소나, 진실한 서술자임을 알게 됐다.
고닉의 자전적 산문마다 나타나는 화자가 그 자신이 아니라 그가 발견해낸 서술자라는 사실, 이 자백은 우리에겐 환희의 시작이다. 매력적인 글쓰기의 진실이자 다르게 읽기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고닉 자신도 이 열쇠를 처음 손에 쥐었을 때의 흥분감과 황홀경을 숨기지 않는다. 그는 진실한 서술자에 초점을 맞추어 대가들의 글을 하나하나 살피며 읽기와 쓰기에 관한 문답을 해나간다.
고닉은 변죽을 울리는 법이 없다. 핵심에서부터 시작하는 그의 글쓰기는, 글쓰기에 관한 글에서도 여실히 빛을 발한다. 빛나는 참고 자료들과 거침없이 나아가는 설명. 자전적 글쓰기의 가장 중요한 진실을 막힘없이 흘려내는 그의 글을 조금도 놓치고 싶지 않아 양손으로 떠받치는 마음으로 읽었다. 이 책은 자전적 글쓰기의 교과서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