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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엄마가 자기 자식을 싫어하겠니." (219쪽)
짧은 소설 <무급휴가>의 목소리 하나. 다른 누구도 아닌 현주가 한 말이라 이 말이 미리에게 상처가 됐다.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엄마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지 못하는 "세상 사람들은 모두 현주처럼 말했고 그 말들의 합창은 미리를 예민한 사람이 되게 했다."(220쪽) <쇼코의 미소>, <밝은 밤>의 작가 최은영은 연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쓴다. '마음이 특별히 약해서 쉽게 부서지는 사람도 있는 법'이라고 첫 소설을 내며 작가는 말했다. '지금 맞는 아이가 자라서 폭력 어른이 됩니다'(156쪽)라는 지하철 광고문구를 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곳을 피하는, 가정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 이의 얼굴을 (<손 편지> 중) 최은영은 기록한다.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최은영의 소설은 말한다. 같아지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키우던 병아리 '꾸꾸'의 여린 부리를 기억하기 때문에 먹을 수 없는 그녀를 두고 부모님은 그녀의 사랑을 유난이라고 말하고 농담거리로 삼았다. (<안녕, 꾸꾸>) 초등학교 2학년, 우리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 '캔디'를 동네 아저씨들이 잡아갔다는 걸 알게된 이후 (이후의 상황은 상상에 맡긴다...) 나는 떼를 쓰고 원망하며 울었고, '어떤 고기'는 절대 먹지 않기로 했다. 왜 어떤 어른들은 어린이의 슬픔은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하는 걸까? 오래도록 나는 그것이 궁금했었다.
"너도 참 별나다" (120쪽)는 말을 들으며 자라온, 최은영을 이미 사랑하는 당신이라면 그의 문장에서 우리가 차마 하지 못한 말을 어렵지 않게 발견해낼 수 있을 것이다. '짧은 소설'을 만난 최은영이, 도처에 슬픔이 가득한 이 세계를 살고 사랑하는, 우리에게 사랑을 담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