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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바닷가의 작은 마을을 찾은 여행자들. 국적도 나이도 직업도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 도망치듯 그리스로 향했다는 것. 서로에게 완벽한 타인이었던 이들은 우연히 언덕 아래에서 발생한 화재를 함께 목격하고, 참담한 심정을 공유하면서 각자의 사연을 털어놓게 된다. 마을의 비극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슬픔을 더는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려 애쓰는 사이 예정보다 오래 머무르게 된 여행객들. 어느새 항구 마을의 일상에 녹아들어 서로의 삶에 깊이 스며들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겨울의 일주일>로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메이브 빈치가 그리스의 어느 여름을 그렸다. 각자의 삶에 지쳐 다른 사람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던 이들이 "기적이 있다는 걸 믿고 싶다면 그날 밤을 떠올려요. 별이 가득한 하루를 보내며 함께 모여 앉았던 그 밤을."이라고 말하게 되기까지. 함께 여행하며 나누는 이야기와 추억들, 서로 주고 받는 사려 깊은 마음과 선의가 아름다운 풍경과 어우러진다. 마음을 온기로 물들이는 따스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