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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 대전 때 수학은 큰 역할을 했다. 각종 무기 제작과 암호 해독은 물론이고 전투기를 개량하는 데에도 수학자가 관여했다. 군 관계자는 엔진, 동체, 연료계 등 기체에 남은 총알구멍 개수를 파악하여 총알을 많이 맞는 부분을 강화하려 계획했다. 그런데 수학자의 생각은 달랐다. 이는 돌아온 비행기를 조사한 결과이니, 엔진에 덜 맞은 비행기가 많이 돌아온 건 엔진에 많이 맞은 비행기는 돌아오지 못했다고 할 수 있고, 그렇다면 오히려 약한 엔진 부분을 보강해야 한다고 의견을 붙였다.
이게 꼭 수학자라서 할 수 있었던 답변이라고 생각되는가? 신동이라 불리며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두 차례나 금메달을 딴 조던 엘렌버그는 수학이 상식의 연장이라 말하며, 상식이 어긋날 때는 이를 확인할 수 있게 도와주고, 상식과 맞아떨어질 때는 상식의 가동 범위와 힘을 막대하게 늘려주는 게 수학이라고 설명한다. 앞선 사례는 전자에 해당하겠다. 물론 그 수학자는 보통 사람이 알 수 없는 기호와 수식으로 추론을 했지만, 우리는 상식이라는 렌즈를 거쳐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이야기로 같은 결론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이런 마법 같은 일이 가득하고, 우리는 상식의 두 측면에 비치는 수학을 읽으며 이 책의 제목이 왜 '정답을 찾는 법'이 아니라 <틀리지 않는 법>인지 깨닫게 된다. 수학의 즐거움보다 수학적 사고의 힘을 앞에 세우며 수학에 대한 오해와 수학 덕분에 겪은 억압을 '수학적으로' 동시에 돌파하는 멋진 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