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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많은 아이들이 떠나야 했다. 떠난 아이들의 '철없음'을 탓하는 이의 말에 분노가 이어지고, 아직도 아이들이 간 자리가 고요해지지 않았다. 꼬박 일년이 지나는 동안, 떠난 아이들의 생일이 모두 돌아왔다. "아이에게 잘 있다는 말 한마디만 들을 수 있으면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는 부모님들의 소망에서 생일시 읽기 모임은 시작되었다. 아이들의 말을 미안한 마음으로 시인들이 받아적었다.
2학년 5반 이창현 군의 어머니는 수학여행 전날 잔소리를 하고, 기분 안 좋게 재운 그게 마지막 모습이라 더욱 안타까운 남편이 안쓰러웠다. 나쁜 친구들을 만나고, 엇나가던 아들이 떠난 후에야 창현이가 어릴 적 써 준 시에 적힌 "아주 방석이 비싸더라도 우리 엄마 무릎 밑에 얹으고 싶어요."라는 문장의 다정함이 떠올라 가슴을 쳤다. 새벽기도하는 어머니의 무릎에 방석 하나를 놓아주길 바랐던 아들의 마음. (금요일엔 돌아오렴 中) 시인은 그 아들 창현이의 마음을 "잠든 척 누워 있는 내가 없어서 미안합니다. 늦은 새벽 나를 위해 기도를 올렸던 두 손과 무릎이 여전히 나를 위한 것이어서 미안합니다."라고 옮겨적는다. 성미정, 박준, 김소연, 진은영, 나희덕 등의 시인이 아이들이 되어 올리는 생일시. 도저히 울지 않고 읽을 수가 없다. 기억하지 않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