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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상이 2021년의 봄을 알린다. 수상자로 호명된 작가는 전하영, 김멜라, 김지연, 김혜진, 박서련, 서이제, 한정현. 모두가 젊은작가상을 통해서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들이다. 아직은 낯선 작가를 만나는 설렘. 아직 단독 작품집을 출간하지 않은 작가, 전하영이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여자는 두 종류라고 말하곤 했다. 매사에 분명한 여자와 미스터리를 남겨두는 여자."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55쪽)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 중 '매사에 분명한 여자'를 맡고 있다. 매혹적인 친구 '연수' 옆의 여자1을 맡은 여자. 이 성애의 화살표에서 '소외된' 여자는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 (혹은 자신에게만 세상의 다른 면이 보인다고 생각한다.) 한때 영화와 예술을 사랑했던 나는 이제 중년에 가깝고, 계약직 행정사무 보조로 대학에서 일하고 있다. 어떤 계기로 현재의 나는 대학 시절의 강사 '장 피에르'와 '연수', 그리고 '나'로 이루어진 술자리와 파리 여행 같은 것을 기억해낸다. 연수의 허벅지를 만지던 장 피에르의 손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었는지, 우리를 매혹했던 장 피에르의 유약하고 책임감없는 기질이 2021년엔 어떤 방식으로 정의되어야 할지. 우리가 사랑했던 예술의 자리에 놓인 잔해를 우리가 어떤 말로 정의해야 할지, 이제 우리는 안다. 태풍이 휩쓸고 간 바닷가로 떠밀려온 쓰레기를 보면 참담한 마음이 든다. 그렇지만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은 사라지지 않고, 허리를 굽혀 쓰레기를 줍게 한다. 바로 그 자리에서 이 소설은 다시 시작한다. "우리는 기록하는 여자가 될 거야." (56쪽)라는 연수의 문자와 함께.
"어느 날 두 사람은 학생회관 옥상에 앉아 부당한 이유로 세상으로부터 미움을 받는 존재에 대해 생각했다. 생각하다 그 미움을 사랑으로 바꿔 특별한 목적 없이 세상을 향해 온정을 베푸는 일을 도모했다." (김멜라, <나뭇잎이 마르고> 91쪽) 앙헬, 체, 대니 같은 이름들. 주어진 이름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소통하는 김멜라의 사람들처럼. '과학 소녀'가 나오는 소설을 쓰는, '껑충한 남자 옷을 걸친 여성'이 아닌, '경준'으로 불리어야 마땅한 한정현의 사람들처럼, 다시 사랑을 이야기하는 이들이 소설을 읽는다. 그 온정이, 낙관이, 우리의 2021년을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