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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불평등은 인류 최후의 과제일지도 모른다. 갈수록 불평등은 심화되고, 이를 해결할 방법은 마땅치 않고, 상황을 해소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줄어드는 형편이니 말이다. 인류는 앞이 보이지 않을 때 역사를 뒤적이며 해답을 찾곤 했다. 과연 인류가 겪은 불평등의 역사는 20대80, 1대99를 넘어 점차 극심해지는 오늘날 불평등을 해결할 답을 품고 있을까. 이 책은 명확한 답변을, 그렇지만 실행할 수는 없는 해답을 전하며, 인류를 더욱 깊은 고민으로 이끈다.
역사학자 발터 샤이델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유럽과 아메리카, 아시아와 남미를 아우르는 길고 넓은 관점으로 불평등의 추이를 분석한다. 대중 동원 전쟁, 변혁적 혁명, 국가 실패, 치명적 전염병 유행이 벌어질 때에만 불평등이 감소했고, 토지개혁, 민주화, 경제발전은 그에 비해서는 거의 영향력이 없었다는 결과다. 정리하자면 극도로 폭력적인 상황에서 불평등이 나아졌고, 평화적인 상황에서는 불평등이 심해졌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폭력을 일으켜야 한다는 말인가. 물론 그렇지는 않을 터, 해답은 지나간 역사가 아니라 만들어갈 미래에 있으니, 본격적인 문제 해결은 지금 살아있는 이들의 몫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