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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안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해 사실은 아무것도 몰랐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이를테면 대상의 과정이나 기능에 대해 분절된 단위의 설명을 들을 때 그렇다.
죽음을 안다고 생각해왔다. 다양한 종류의 이야기에서 흔히 등장하기 때문이다. 편집되고 가공된 죽음을 보며 그게 전부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 추상적 앎의 허를 찌른다. 저자는 책을 읽는 '당신'이 죽음의 과정을 지나고 있다고 상정하고, 그 죽음에 대해 설명한다. "당신은 변하기 시작합니다. 육체가 먼저 변하기 시작합니다." "마지막 며칠 동안은 심한 불안감에 휩싸일 수 있습니다." 죽은 이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결국 당신 사체의 근육은 축 늘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당신의 옆에 있으면서 당신의 몸을 씻기는 사람들은 아마 그 첫 징후를 감지할지도 모릅니다." 구체적으로 설명되는 죽음 앞에서 '당신'은 아연해질 수도 있다. 구석구석 너무나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면할 순 없다.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필연적으로 닥칠 미래다.
추상적인 앎과 실제적 진실의 간극은 크다, 때로 완전히 다른 것으로 느껴질 만큼. 이 책은 그 사이를 촘촘히 메우는 다리다. 실제 죽음이 닥쳐왔을 때 깨달으면 너무 늦다. 뒤늦은 한탄을 원하지 않는 '당신'들을 위한 '죽음 간접 체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