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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빌스 스타>는 <레드브레스트>와 <네메시스>에 이은 오슬로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해리 홀레 시리즈의 초중기를 담당하는 미니 시리즈인 셈이다. 앞선 두 작품에서 끝내 잡지 못한 미지의 범죄자 '프린스'와 해리 홀레의 게임 아닌 게임이 오슬로 3부작을 지탱한다. 전작들에서 이 두 인물이 서로의 목덜미를 노리며 뿜어낸 독은 그들을 둘러싼 주위 사람들에게도 튀었고, 해리 홀레는 그 피해자들을 바라보며 내재해 있던 자기파괴적 성향을 점점 더 키워왔다. <네메시스>에 다다라 해리 홀레는 거의 붕괴했거나 그 직전까지 다다른 것처럼 보였다. 손가락이 잘린 채 눈꺼풀에 붉은 다이아몬드가 들어가 있는 시체들이 연이어 발견되면서 시작하는 <데빌스 스타>는 3부작의 종결이니만큼 최후의 대결을 보여준다.
자기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큰 상처를 입은 데 대한 책임감을 이겨내지 못한 해리 홀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으로 다시 돌아온다. 그는 프린스를 추적해 잡는 일이 자신을 회복시키기는커녕 더 크게 무너뜨릴 것임을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돌이킬 수는 없을 것이다. 사실 한국 독자들은 <스노우맨>부터 시작해 그의 미래를 언뜻 본 바 있다. 어떻게 보면 프린스는 해리 홀레를 무너뜨리려던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는지도 모른다. 해리는 정말로 무너지고 있다. 그러나 홀로 자신을 태워 소모하는 그 파괴적인 열망이 해리를 더욱 강력한 범죄 사냥꾼으로 만들기도 했으니, 누가 이기고 누가 졌느냐를 말하는 건 의미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해리 홀레 시리즈에서는 모두가 거대한 물살에 쓸려 떠내려간다. 그리고 그 대홍수의 와중에서도 야수는 상처입은 채 소리지르고 있다. 황망함과 피투성이의 의지가 뒤섞인 독특한 감흥. 해리 홀레 시리즈의 커다란 매력은 여전히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