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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 이는 없다. 오히려 너무 잘 알기에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고 믿어버리고, 변화를 위한 노력을 포기하곤 한다. 그러면, 세상은 정말로 바뀌지 않는다. 여기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그다지 아름답지 않기에 더욱 바꾸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료로서 함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자고 외치는 이가 있다. 바로 MBC 해직기자 이용마다.
그는 공정방송을 위한 투쟁에 나셨다가 해직기자가 되었다. 이후 이론과 실천의 현장을 치열하게 오가다 뜻밖의 복막암 판정을 받았다. 남은 생은 1년 남짓, 미래가 불투명해지니 지나온 삶보다 앞으로 살아갈 쌍둥이 자녀가 눈에 밟혔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그가 찾은 해답은 자신이 살아온 인생이었다. 현실의 높은 벽 앞에서 좌절도 맛보았지만, 그는 늘 현재보다 미래를 선택하려 노력했다. 아이들이 그 꿈을 기억하며 자신들이 살아갈 공동체를 아름답게 만들 새로운 꿈을 갖고 살길 바라는 마음, 1년 전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선 이들도 같은 마음 아니었을까. 세상은 그렇게 바뀐다. 결국 바뀌고야 만다. 꿈을 잃지 않고, 눈과 귀와 입을 닫지 않고,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