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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적인 형사로 명망이 높았던 리처드 린빌이 은퇴 후 자택에서 살해된다.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로 데니스 쇼브를 지목한다. 데니스는 자신을 체포한 리처드 린빌에게 복수하겠다고 법정에서 떠든 적이 있었다. 즉시 수사팀이 꾸려진다. 이와 별개로 리처드의 딸이자 런던경찰국의 형사인 케이트는 휴가를 내고 자신만의 수사에 착수하기로 한다. 그러나 케이트와 수사팀이 만나는 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오래 전의 아주 작은 사건이 거짓말처럼 커져오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의 생명을 잇따라 빼앗아야 했을 정도로.
강력범죄에 휘말린 사람들의 심리 묘사에 많은 공을 들이는 작가 샤를로테 링크는 자신의 특징을 점점 강화하고 있다. 연쇄 살인을 소재로 삼았음에도 참혹한 살인의 충격적인 정황에 집중하기보다는 그에 얽힌 사연들을 더 드라마틱하게 만들고, 이 사연들을 마주한 등장인물들은 내적 갈등에 부딪힌다. 작은 실수, 사랑에 의한 작은 거짓말, 애정에 기인한 복수... 이 살인극의 모든 요소에는 너무 소박해서 오히려 무시할 수 없는 인간적인 동기들이 가득하다. <속임수>는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는 페이지터너 스릴러이지만, 그 씁쓸한 분위기는 책장을 덮고 나서도 꽤 오래 여운을 남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