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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설명부터 하자면, 문과 출신의 기자다. 그는 8년 전 우연히 과학책 한 권을 접하게 됐다. 덕통사고였다. 평생 문과생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던 그는 그날로 과학 덕후가 됐다.
수백 권의 과학책은 그에게 세상에 대한 새로운 방식의 설명을 해주었다. 그야말로 '다시 만난 세계'였다. 철학책만으로는 알 수 없던 세상의 원리, 인간 행동의 이유를 과학책에서 찾았다. 이 책엔 그 깨달음들이 버무려져 있다. 그는 리처드 프럼과 매트 리들리를 통해 일부일처제 신화의 발생 원인을 짐작하고, 찰스 다윈과 이선복 교수를 통해 인류의 선조가 아프리카인임을 알아간다.
무언가에 푹 빠진 사람이 신나서 하는 설명엔 듣는 사람마저 들뜨게 하는 힘이 있다. 이 책은 그런 에너지를 품고 있다. 서문에서 그는 철학보다 과학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말한다. 나는 과학 MD인 동시에 인문 MD인 터라 이 말에 동의하진 않는다. 과학자도 사회에 속한 인간이기에, 과학이 철학을 품지 않는다면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의 차별을 공고히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과학이 세상을 이해하는 중요한 방식임에는 동의한다. 과학을 통해 세상의 원리를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한 마중물로 딱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