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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어떤 경제학자도 예측에 관한 이론을 만들지 못했다. 그럼에도 경제 예측은 계속된다. 주로 과거 데이터와 숫자에 의존하는 그들의 예측은 틀리기 일쑤며, 결과적으로 잘못된 대응을 낳는다. 전문가들에게 마냥 미래를 맡길 수 없는 이유다. 이에 백악관 경제보좌관을 지낸 저자는 복잡한 경제 공식과 그래프에서 벗어나 사건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지금 현재, 우리 주위로 시선을 돌려 다양한 신호들을 찾아 보자는 것. 별 생각 없이 받아들인 단순한 사건이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대중들도 경제가 타는 냄새를 맡고 신속히 반응할 줄 알아야 한다. 전문가라고 다 신호 포착에 능숙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치마 길이와 마천루 건설 붐 등에서 불황을 읽어 내는 고전적인 방식을 넘어 패션 잡지의 표지, 핸드백과 구두의 판매 추이, 예술가들의 작품들, 공원에서 들려오는 언어의 변화 등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단서가 될 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칠리페퍼 가격, 중국의 임금 상승, 튀니지 청과상의 죽음에서 촉발된 '아랍의 봄' 시위,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 개간 포기, 북극에 매장된 석유 쟁탈전 같은 지정학적 이슈 역시 강력한 경제 신호다. 저자는 예측은 불가능하다는 명제에는 동의하지만, 중요한 것은 예측 그 자체가 아니라 예상 가능한 사건들에 대한 대비라는 것을 강조한다. 놓치기 쉬운 일상의 신호들을 읽는 힘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