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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눈감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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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왜 가난한 사람들이 화를 더 많이 내는 줄 알아?"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등의 짧은 소설로 독자의 지지를 얻은 이기호의 연작 짧은 소설. 대학 졸업장과 함께 채무자가 된 두 청년, 박정용과 전진만은 기숙사 짐을 빼며 함께 방을 구해 학자금대출을 갚기 위해 우선 노동현장에 뛰어든다. 옆 방 사람의 소리가, 소주를 따고 딸과 통화를 하는 모든 생활이 들리는 방에서 정용은 생각한다. "나는 왜 늘 그런 벽 뒤에서만 살았을까?"(46쪽) 이 벽 뒤에서 자고 일어나 청년들은 출근을 한다. 편의점, 택배 상하차, 고속도로휴게소...

    하루를 벌어 하루를 먹고 사는 일은 화를 유발한다. 유튜브에서 무슨 심리학과 교수가 하는 말을 듣고 진만은 그의 가르침을 자신의 삶에 반영해보려 하지만, 그 고운 말은 겉돌뿐이다. "남들에게 친절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병이 될 수 있고..."(112쪽)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지만, '영끌'을 하려 해도 영혼값이 '다이소'에 불과한 이들이 노동이 유발하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피해갈 수 있나. 정용은 그런 진만을 보고, 진만의 탓이 아닌걸 알면서도 화를 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몸이 피곤하면 그냥 화가 나는 거라구!" (113쪽) 안쓰러운 사람들의 뒷모습을 지켜보면서 끝내 웃음을 섞어 한마디를 덧붙이는 것이 이기호 소설의 매력. 꼭 체호프의 이야기 속 인물들을 만난 것 같다. '그래도 아직 살아 있다.' (234쪽) 그러니 당신 "눈감지 마라"
    - 소설 MD 김효선 (2022.09.30)
    출판사 제공 북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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