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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2017년 소설/시/희곡 분야 5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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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인간이 성장해 가는 것은 운명이다"
    "죽지 않았으면 꽃 피울 수 있어, 나는 혼자 중얼거렸다." 공지영이 13년 만에 독자에게 차려 놓은 이 소설집의 첫 작품 <월춘 장구>속 인상적인 문장에 오래 시선이 머문다. 소설가 공지영과 분리하기 어려운 인물들이 스스로의 고통을 토로한다. 흡사 기도 같은 문장들 속, 그가 읽은 오스카 와일드와 프리모 레비의 문장들이 스쳐 지나간다. 작가의 표현 대로 맨발로 글목을 도는 시간들을 지나는 동안 폭력과 소송, 피랍과 억울한 죽음들 사이, "왜 착한 사람들에게만 저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나는 그것이 알고싶다고"(<맨발로 글목을 돌다>中) 생각한다. 그렇게 고통은 어느새 소설이 된다.

    상실과 고통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이 소설이 주목하는 다른 풍경들이 시선을 끈다. 텅 빈 정원을 다시 채울 꽃, 아직 깨지 못한 알 같은. 꽃 진 자리에 다시 꽃이 피고, 죽을 자리인줄 알았던 자리가 산 자리가 된다. 냉소하거나 조롱하는 대신 울고 되돌아 보고 이유를 묻고 흉 진 자리를 다시 들여다 보고 끝내 자라나고야 마는 뜨거움이 공지영의 소설 속에 있다. 2011년 이상문학상 수상작 <맨발로 글목을 돌다>외 다섯 편의 소설이 실렸다.
    - 소설 MD 김효선 (2017.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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