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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세계는 과학 없이는 설명이 불가능하고, 과학을 빼면 무엇 하나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게 분명하다. 그만큼 과학에 의존하고 과학을 사용하며 살면서도, 막상 과학이라는 지식의 문턱 앞에서는 대개 망설이게 된다. 지식의 거대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학적 사고라는 게 여전히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만 겪는 특별한 상황은 아니다. 컬럼비아대학교에서도 2013년이 되어서야 신입생 필수 교양강좌에 과학이 포함되었으니 말이다. 이 책은 그 강좌를 기획하고 운영하고 직접 강의를 맡아온 천문학자 데이비드 헬펀드의 강의록을 바탕으로 한다. 그는 항성 핵합성과 산책 가운데 어느 것을 하고 싶냐고 묻고는, 계획대로 산책에 나서 주변을 관찰하고 궁금증을 키우고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전한다. 물론 그 다음 수업 때 항성 핵합성에 바로 들어가며 과학 역시 예측 불가일 수 있다는 걸 확실하게 알려준다.
이 강좌의 목표는 과학 지식을 쉽고 재미나게 전하는 데 있지 않다. 과학이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풀어가는지, 그것이 오늘날 세계를 알아가고 자신의 삶을 꾸리는 데 왜 중요한지 알려주어, 과학적 태도와 과학적 사고를 습관으로 만들게 하는 게 최종 목표다. 이 과정을 마치면 뉴욕에 피아노 조율사가 몇 명인지, 당신의 집에 운석이 떨어질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서울시에서 지하철로 한 달에 얼마나 많은 기름을 절약할 수 있는지에 답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과학적 사고로 정답에 가까이 다가서는 일이니, 최소한 '틀리지 않는 법'은 확실하게 배웠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세상의 숱한 오류와 오답을 생각해보면, 이 정도로도 충분히 멋지고 훌륭한 수준이라 하겠다. 다 과학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