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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작가가 <나의 친애하는 적> 이후 4년 만에 에세이를 펴냈다. 새 책을 준비하는 사이, 작가에게 어둡고 깊은 시련의 과정이 있었다. 2018년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림프종 진단을 받고 지독한 투병의 시간을 통과했다. 버티고 견뎌내어 드디어 독자들 앞에 다시 선 작가가 진심을 다해 한 문장 한 문장 힘주어 써내려간 25편의 이야기가 <살고 싶다는 농담>에 고스란히 담겼다.
항암 치료 부작용으로 온몸이 부어 물건을 집을 수 없고, 손발 끝엔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밤마다 제발 덜 아프기를 아무에게나 빌었다. 천장이 내려와 몸을 누를 것만 같은 두려움에 잠을 이루지 못했고, 겨우 잠들었다 깨면 바닥에 뒹굴곤 했다. 천장과 바닥이 호시탐탐 노리는 고통의 날을 감당하고 난 뒤 살기로, 살아내기로 결정했다.
고통이 끝날 것 같지 않은 기분으로 맞이했던 숱한 밤과 낮들을 보내며 깨달은 마음과 다짐과 생각들이 이 한 권에 간절하게 녹아져 있다.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는 자신에게, 그리고 자신과 같은 마음의 모두에게 망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살기로 결정하라고, 삶의 바닥에서도 괜찮다고 버티라고, 따뜻한 조언과 응원을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