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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교수의 문장을 잠깐 빌려본다. "정독할 부분을 찾는 방법 중 하나는 자기만의 질문을 염두에 두고 책을 읽는 것이다. 그 질문에 답하는 문장들이 바로 정독할 부분들이다."(예약판매 중인 도서, <공부란 무엇인가> 속 문장이다.) 질문을 하나 품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서는 것은 책을 잘 읽는 방법이자, 삶을 깊게 살아내는 방법이기도 할 것이다.
예술가는 자신이 잡은 질문의 내핵까지 들어가는 사람이다. "엄혹한 현실인으로 살아내느라" 많은 사람들이 종종 자기 나름의 질문을 놓치고, 제자리를 빙빙 맴돌 때, 예술가들은 삶과 세상에 대한 질문과 그에 대한 답들로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제시한다. 하나의 질문으로 자신의 세계를 공고히 만든 예술가들의 생각을 엿듣는 일은, 그래서 단순한 흥미 이상의 차원이다.
20년 이상의 잡지 에디터 경력을 쌓은 저자 윤혜정이 거장 예술가들의 세계를 촘촘히 탐험한 기록을 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그는 세련되고 정확한 질문으로 예술가들의 사유를 매끄럽게 끌어낸다. 디터 람스, 이자벨 위페르, 박찬욱 등 거장 예술가들의 오래 묵힌 고민이 녹아난 답변들은 우리가 생각해볼 주제들을 던진다. 예술가들의 질문을 질문하는 것, 이 묘한 프랙털로 이루어진 책에서 각자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며 즐거이 읽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