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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플레이어로 음악을 듣다가 일시정지 버튼을 눌러도 CD는 계속 돌아간다. 퇴근 후에도 주말에도 일에 시달리고 휴가를 떠나도 휴가 이후의 일이 걱정되는 직장인의 처지가 이렇다. 쉬어도 쉬는 게 아니다. 진정한 일시정지는 요원하다. 아예 멈추거나 포기하는 결정, 이를테면 퇴사가 더 쉬울 수도 있다. 직장을 다니면서 잠깐 멈춘다는 것은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번아웃 증후군을 겪었던 저자 역시 잠시 내려놓기 전에는 그 멈춤의 효력을 몰랐다고 고백한다. 현재를 충만하게 사는 기술은, 일찍이 혜민 스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멈춰야 비로소 보인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들이 의미 있는 일시정지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플랜을 제시한다. 저자의 회사처럼 안식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연말이라 남아 있는 휴가도 없다며 낙담할 필요는 없다. 퇴사 후 세계여행을 떠났다는 몇몇 저자들의 부추김처럼 직장을 그만두거나 오지를 여행할 필요도 없다. 일시정지는 언제 어디서나 가능하다. 잠깐의 명상이나 시간을 정해 휴대폰을 꺼 두는 행위 등도 일시정지의 좋은 예다. 보다 의미 있고 충만한 삶을 위해 행동을 전환하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이 말하는 일시정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