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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민적 글쓰기>만 보면, 전업 작가가 아닌 이들의 글쓰기를 다루는 책이라 생각할 법도 하지만, 어이없게도 이 책의 저자 이름이 서민이다. 그러니까 기생충 학자로 이름을 알리다 이제는 각종 지면을 오가는, 손꼽히는 필자로 자리 잡은 서민 교수의 글쓰기 분투기다. 그렇다고 보통 사람의 글쓰기와 다른, 특별한 글쓰기라 오해할 필요는 없겠다. 그 역시 바닥에서 시작해 각고의 노력으로 오늘에 이른 자수성가형 필자이기 때문이다.
그도 서른까지는 책이나 글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서른부터 마흔에 이르는 10년, 그가 지옥훈련이라 부르는 고생 끝에 필명을 날리는 글쟁이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이 책에는 몇 권의 책으로 출판사에 적지 않은 손해를 끼치고, 시의적절하지 않고 재미도 없는 칼럼으로 마음 고생을 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글쓰기 기술이 아니다. 글쓰기가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자신을 이해하는 방식과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달라지는지가 그가 말하는 글쓰기의 핵심이다. 이 책이 지향하는 바가 '서민 교수처럼'이 아니라 '서민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글쓰기는 이렇게 삶을 바꾸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