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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 ‘검사 선서’에 등장하는 바람직한 검사의 모습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불의의 어둠 속에 기거하며, 힘 있는 이들만 돌보고, 이익을 위해서라면 진실을 외면하고, 스스로는 법을 어겨도 되는 검사의 모습이 먼저 떠오르지 않는가. 국민은 물론이거니와 저 ‘검사 선서’를 마음에 새겼을 대다수 검사 역시 이런 모습을 원하지 않았을 게 분명할 텐데, 왜 현실은 기대를 배신하여 국민을 서글프게 만드는 것일까.
이번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검찰개혁을 주요 과제로 내걸고, 검찰이 더는 ‘권력자의 사냥개’가 아니라 ‘국민의 안내견’으로 제 역할을 하도록 바꿔내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냈다. 새롭게 느껴지지만 이전 정부도 늘 비슷한 목소리를 내다 실패하고 말았다. 도대체 무엇이 달라져야 검찰개혁이 가능한 것일까. 이 책은 오랜 시간 검찰을 취재한 현장 기자, 검사와 판사 출신 변호사, 과거 정부에서 검찰개혁에 참여한 변호사를 차례로 만나, 신직수, 김기춘, 우병우로 이어지는 검찰 권력 60년의 역사를 되짚고, 반복되는 검찰의 문제를 바로잡는 데 필요한 내, 외부의 조건을 확인한다. 여기에서 그치면 전과 다르지 않은 결과를 맞이할 게 분명하다. 개혁은 명분에 올라탄 '힘'으로 이루어진다는 걸 잊지 말고, 검찰개혁의 칼자루를 쥔 정치권을 감시하고 압박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론은, 당연한 일은 당연하게 이루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더 미룰 여유도, 다른 방법을 새로 찾을 이유도 없다. 지금, 이렇게 시작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