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살 민준은 앞집에 살고 있는 세미에게 첫눈에 반한다. 또래 같지 않은 어른스러움, 예측불가한 성격, 풍기는 분위기. 민준은 그런 세미가 자기에게 시키는 일을 모두 한다. 과자 훔쳐 오기, 반 친구에게 주먹을 날리기 같이 평소에는 절대 하지 않을 일들을 세미의 말이라면 하게 된다. 왜냐하면 세미는 위험에 빠져있고 민준은 그런 세미에게 믿음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스무고개 탐정> 시리즈로 어린이 추리소설의 지평을 연 허교범 작가의 신작인 <불붙은 링을 뛰어넘는 소년>은 압도적인 분위기를 가진 캐릭터의 향연이 이어진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세미, 어른답지 않은 어른과 민준의 싸움은 무엇이 진짜인지 거듭 의심하게 만든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는 묘사 방법은 읽기의 리듬을 선사한다.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반전은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