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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경제위기 이후, 수십 년 동안 세계 경제를 이끌고 지탱한 성장중심 경제담론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평가가 뒤늦게 쏟아졌다. 기존 시스템의 문제가 무엇인지, 그로 인해 생긴 각종 폐해가 어느 정도인지 그 실태가 비로소 드러났고, 협동조합, 사회적 경제 같은 새로운 시도가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여러 해가 흘러 최근에는 삶의 터전을 옮기고 삶의 양식을 바꿔 안정적으로 순환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런 흐름은 대개 개인의 독특한 시도로 소개된다.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나 <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가 그렇다.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는 산촌자본주의, 즉 “예전부터 인간이 가지고 있었던 휴면자산을 재이용함으로써 경제재생과 공동체의 부활에 성공하는” 모습을 그리는데, 규모와 축적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 내 순환을 중심에 두는 대안이다. 일본의 구체적인 지역 사례에 더해 오스트리아를 예로 국가 단위의 실험까지 다루며, 시도를 넘어 시스템을 제시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오늘의 상식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지만, 오히려 훨씬 오랜 기간 인류를 지탱한 “촌스러운 방법론”이 제자리를 찾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 책에서 변화의 시작, 변동의 조짐을 확인하기 바란다.